1. Symphony No. 5 In C Minor, Op.67 "운명"London Symphony Orchestra (Sir. Georg Solti)
Symphony No. 5 In C Minor, Op.67 '운명'
영화는 죽음을 앞둔 베토벤이 불멸의 연인과 이루지 못한 자신의 운명에 대한 회환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음악을 통해 모든 것을 이루었으나 진정 사랑했던 연인은 끝내 가슴속에 묻어둔 채 죽음의 문 앞에선 배토벤의 심경은 마치 죽음의 문을 두드리는 듯한 교향곡 5번 '운명'의 도입부로 잘 표현되어진다. 또한 교향곡 5번 '운명'은 그 템포와 역동성 때문에 영화에서 나폴레옹이 비엔나를 공격하는 장면과 이어지는 그에게 헌정하려했던 교향곡 3번의 악보에서 '보나파르트(Bonaparte)'의 이름을 지우는 장면에서도 쓰인다.
2. Missa Solemnis In D Major, Op.123 '장엄 미사곡' - Kyrie
Voices London (R. Fleming, A. Murray, V. Cole, B. Terfel) & London Symphony Orchestra
Missa Solemnis In D Major, Op.123 'Kyrie'
1827년 3월 26일 오후3시, 젊은 슈베르트를 포함한 수만명의 인파속에서 거행된 그의 장례행렬은 그가 6년(1818-1923)여에 걸쳐 완성한 베토벤 스스로 모든 작품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부른 '장엄 미사곡'이 흐르는 가운데 진행된다.
"Ludwig van Beethoven....... 헨델과 바하, 그리고 모짜르트와 하이든의 명성과 재능을 이어 받은 그는 이제 우리 곁에 없습니다...그는 가진 모든 재능을 우리에게 주었으며 아무것도 보답으로 받지 않았습니다. 그는 분신을 찾지 못했기에 혼자서 고독속에 살았습니다. 그는 그렇게 살다가 죽었기에 언제나 우리 곁에 살아 있습니다. "
3. Piano Concerto No. 5 In E-Flat Major, Op. 73 'Emperor(황제)' -2악장
London Symphony Orchestra (Sir. Georg Solti)
Piano Concerto No. 5 In E-Flat Major, Op. 73 '황제' -2악장
유품을 정리하던 오랜 친구이자 조수였던 안톤 쉰들러(Anton Felix Schindler)는 베토벤이 쓴 유서와 세통의 편지에서 언급된 "불멸의 연인"을 찾아 길을 나선다. 여기에 쓰인 곡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의 제2악장(Adagio un poco mosso)이다. 나폴레옹의 빈 함락 시기에 작곡된 그의 마지막 협주곡으로 격정적이고 강렬한 1악장(Allegro)와는 대조적으로 2악장은 극렬한 혼란과 고난 속에 찾아오는 '평온'과 숭고하고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쟁으로 인해 온통 파괴와 무질서와 비인간적인 처참함을 겪어야 했던 베토벤에게 참시 찾아온 어떤 희망과 안식을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
" 나의 천사이자 전부이며 나의 분신이여, 그대에게 잠시 내 마음을 전하려하오. 내일이 돼야 머물곳을 알게 될 것 같구려. 왜 이리 아픈지... 다시 합칠 수 있다면 이 고통이 없으련만..."
4. Piano Sonata No. 14 (Quasi Una Fantasia) In C-sharp Minor, Op. 27, No. 2 'Moonlight (월광소나타)'
Murray Perahia
Piano Sonata No. 14 '월광'
"불멸의 연인"으로 추정되는 첫 번째 여인은 20년 전 베토베의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백작부인 "줄리아(Giulietta Guicciardi)"였다. "월광소나타"는 바로 그녀에게 헌정된 작품이었다. 당시 17살이던 줄리아는 베토벤의 청혼을 받고 그와 결혼하길 원했으나 신분차이와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부모의 반대에 직면하게 되자 그의 천재성을 증명하기 위해 베토벤을 집으로 초대한다. 새로 들여온 피아노를 놔둔채 줄리아와 그의 아버지는 몰래 그의 연주를 듣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이면서도 가장 안타까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피아노에 귀를 대고 "월광 소나타"를 치는 베토벤의 모습은 마치 음악의 신 '뮤즈(Muse)'의 현연과도 같았다. 신이 인간이 모습으로 나타나 들려주는 '천상의 메아리'가 불러 일으키는 감당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해 그가 '귀머거리' 인것이 밝혀지고 자신이 시험받았음에 격노한 베토벤은 그녀와의 결혼 약속을 깨고 다시는 만나지 않는다. 마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엘자'를 떠난 '로엔그린(Lohengrn - Wagner)"처럼 베토벤은 그녀를 떠나 버린다.
5. Piano Concerto No. 5 In E-Flat Major, Op. 73 'Emperor(황제)' -1악장
Alfred Brendel, Simon Rattle, Wiener Philharmoniker
Piano Concerto No. 5 In E-Flat Major, Op. 73 '황제'- 1악장
줄리아(Giulietta Guicciardi)가 "불멸의 연인"이 아님을 알게된 안톤 쉰들러가 두번 째로 찾가간 곳은 헝가리 에르도디 영지(the Erdödy estate, Hungary) 였다. 백작부인인 '안나 마리 에르도디(Anna-Marie Erdödy)'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영화는 에르도디가 베토벤을 처음 만나게 되는 한 연주회 장면으로 이어진다. 황제 1악장을 연주하는 베토벤의 모습에 그녀의 마음은 송두리채 빼앗기게 된다. 하지만 곧 청각장애로 인해 다른 연주자들과의 협연이 이루어지지 못함을 사람들이 알게 되자 절망감에 사로잡힌 베토벤을 당시 남편과 별거중으로 세 자녀와 함께 비엔나에 머물고 있던 에르도디가 보살펴주며 둘의 사랑을 키우게 된다. 아쉽게도 영화에서 베토벤이 신들린 듯 연주하던 황제 1악장이 'OST'에서 빠져있어서 Alfred Brendel의 연주 음반으로 대신한다.
6. Piano Trio No. 4 In D Major, Op. 70 No. 1 'Ghost 유령'
E. Ax, P. Frank, Yo-Yo Ma
Piano Trio No. 4 In D Major, Op. 70 No. 1 '유령'
그러나 나폴레옹의 군대가 비엔나를 공격하면서 유럽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고 그 와중에 에르도디의 어린 아들이 죽게 되고 상심에 빠져있는 그녀를 위해 베토벤은 피아노 트리오 5번, 일명 '유령'을 작곡하여 헌정하며 위로한다. 원래 '맥베드'의 마녀 장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곡이었으나 영화에서 베토벤은 악보를 전달하면서 "음악 안에서 (죽은 아들과)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기억을 회상하며 에르도디는 말을 이어간다.
7. Violin Sonata In A Major, Op. 47 'Kreutzer'
P. Frank, E. Ax
Violin Sonata In A Major, Op. 47 'Kreutzer'
하지만 에르도디 역시 불멸의 연인이 아니었다. 왜 '불멸의 연인'을 찾는 것이 중요한지에 대해 에르도디가 묻자 안톤 쉰들러는 소나타 '크로이처(Kreutzer)' 때문이라고 말하며 베토벤과의 운명적인 만남과 크로이처의 숨겨진 이야기에 대해 들려준다. "불멸의 연인"의 단서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안톤 쉰들러의 기억속에 있었던 것이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타타 가운데 가장 유명한 '크로이처'가 연주되는 가운데 쉰들러는 베토벤에게 어떤 마음의 상태에서 이 곡을 작곡하게 되었는지 듣게된다.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 빗속을 뚫고 가는 한 남자의 마차는 진흙탕에 빠져 꼼짝을 못하고 ... 그렇지만 그녀는 영원히 기다리지 않네. 이 곡(크로이처)은 바로 그 남자의 초조한 심정을 표현한 거라네" 그것은 바로 불멸의 연인을 향해 달려가는 베토벤 자신의 감정이며 '크로이처'는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음악이란 작곡자의 감정이지. 듣는 사람의 입장과 환경은 중요하지 않아. 작곡자의 감정을 느껴야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어. 그 점이 중요하지"
8. Symphony No. 6 In F Major, Op.68 'Pastoral' 中 4악장 우뢰와 폭풍(Gewitter, Sturm)
London Symphony Orchestra (Sir. Georg Solti)
Symphony No. 6 In F Major, Op.68 '전원'- 4악장
그리고 이야기는 베토벤이 한 평생 증오했고 모욕을 주었던 한 여인에게로 향한다. 그녀는 바로 남동생 카스파(Caspar)의 부인이었던 '조한나 레이스(Johanna Reiss)'였다. 베토벤은 그녀를 창녀라 부르며 동생이 그녀와 결혼하는 것을 극렬히 반대 했을 뿐 아니라 동생이 폐병으로 죽자 조카인 '칼(Karl van Beethoven)'의 양육권까지 그녀에게서 빼앗는 비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베토벤은 자신의 악보를 조한나가 없앴다며 '창녀'라고 모욕하자 동생이 참지 못하고 싸우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 때 흐르는 곡이 6번 교향곡 '전원' 중 4악장 '우뢰와 폭풍'이다. 베토벤이 왜 그토록 그녀에게 잔인했는지, 왜 스스로를 파멸시켜가면서 그녀를 증오했는지 쉰들러는 그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9. Bagatelle in A minor, WoO 59 'Fur Elise' 엘리제를 위하여
Murray Perahia
Bagatelle in A minor, WoO 59 '엘리제를 위하여'
베토벤은 조카 칼(Karl van Beethoven)에게 모든 애정을 다 쏟으며 그가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기를 바란다. 과거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돈을 벌기위한 수단으로 자신을 학대했던 아버지가 아닌 진정 사랑과 애정을 쏟는 아버지가 되고자 했던 것이다. 커서 군인이 되고 싶다는 카스파에게 베토벤은 자신의 어릴적 이야기를 들려주며 악보의 곡을 쳐준다. 그 곡은 바로 베토벤 사후 40년이 지나 발견된 '엘리제를 위하여(Fur Elise)'였다.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명곡의 주인공 '엘리제'는 과연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은 '불멸의 연인'이 누구인가 만큼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베토벤을 연구한 학자들은 '엘리제'는 거친 성격과 외모로 인해 두 번의 청혼을 거절당한 후 실의의 빠진 상태에서 알게된 한 지주의 딸인 18세의 '테레제 말파티(Therese malfatti)를 위해 작곡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엘리제'를 '불멸의 연인'과 동일인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영화는 '엘리제' 역시 '불멸의 연인'과 동일인일지도 모른다고 암시하고 있는 것인가? 진실은 오직 베토벤 자신만이 알고 있다.
10. Piano Sonata No. 8 In C Minor, Op. 13 'Pathetique'
Murray_Perahia
Piano Sonata No. 8 In C Minor, Op. 13 '비창'
연이은 실연과 귀머거리가 된 비운의 천재는 자신의 조카 '칼(Karl)'을 피아노의 '거장'이 되게하기 위해 5년동안 어떠한 작품활동도 하지 않은 채 두문불출하며 오직 그에게만 매달린다. 그러나 베토벤은 사람들에게 점점 잊혀져 갈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칼의 연주 소리도 들을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칼 자신은 베토벤이 기대하는 그런 실력을 가질 수 없음으로 인해 점점 좌괴감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세상의 소리가 닫힌 것은 오히려 베토벤 자신의 소리에 더 집중하게 도운 것일까? 그의 정신 속에는 '비창(Patheique)'의 선율이 메아리치고 있다.
11. Symphony No. 7 In A Major, Op. 92 /
Missa Solemnis In D Major, Op.123 '장엄 미사곡' - Agnus Dei(하나님의 어린양)
London Symphony Orchestra (Sir. Georg Solti) /
Symphony No. 7 In A Major, Op. 92
Missa Solemnis In D Major, Op.123 'Agnus Dei'
그러나 조카 칼에대한 집착과 기대감은 칼 자신을 억압하고 있었다. 천재 음악가 베토벤의 조카이며 그의 지도를 5년여 이상 받은 '평범한 아이인 칼'은 베토벤이 아버지에게 받았던 억압 이상으로 칼을 짓누르고 있었고 끝내 배토벤이 추진한 첫 콘서트를 앞두고 자살을 기도한다. 비록 목숨은 건졌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결국 사랑하는 조카 '칼'에게까지 버림 받았을 뿐 아니라 이 사실을 알게된 비엔나 시민들까지 그에게 등을 돌리게 된다. 더 이상 헤어나올 수 없는 절망과 고독 속에서 그렇게 베토벤은 잊혀져 가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칼이 고성 위에서 자살을 시도할 때 나오는 음악이 수많은 성악가들이 곡을 붙여 부른 베토벤의 교향곡 7번 중 2악장 Allegretto이다. 그리고 조카와 세상으로 부터 버림받아 쓰러져 있는 장면에서 연주되는 곡은 '장엄미사' 中 제5곡 'Agnus Dei' 이다. 이 곡 역시 OST에서 빠져 있어 Otto Klemperer, New Philharmonia Chorus & Orchestra 버전으로 대체한다.
12. Symphony No. 9 In D Minor, Op. 125 'Ode to Joy (환희의 송가)'
V. Cole London Voices, London Symphony Orchestra
Symphony No. 9 In D Minor, Op. 125 '환희의 송가'
안톤 쉰들러는 이제 마지막으로 '칼(Karl)의 친모이자 베토벤이 그토록 증오했던 여인 '조한나 레이스(Johanna Reiss)'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왜 그가 그토록 그녀에게 잔인하게 했었는지에 대한 미스테리가 밝혀진다. 그녀가 바로 '불멸의 연인'이었던 것이다. 서로 사랑했던 두 사람은 엇갈린 운명으로 헤어지게 되고 서로 '배신'에 대한 오해를 품은 채 조한난나는 그의 아이를 임신한 채 동생과 결혼했던 것이다. 왜 그토록 베토벤이 그녀를 증오했는지, 조카 칼에 대해 그토록 애착을 가졌었는지에 대한 모든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조한나는 이미 베토벤을 용서했다고 말한다. 그의 마지막 교향곡인 "환희의 송가(Ode to Joy)"를 듣고 "더이상 이와 같은 음악을 만든사람을 증오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그녀는 베토벤이 임종하기 직전 그를 만난다. 칼의 양육권을 그녀에게 전달하는 베토벤의 눈길에서 그녀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여전히 있음을 보여주며 두 사람은 무언의 화해를 하게 된다. 영화는 베토벤이 그녀에게 보냈던 편지를 읽으며 운명의 장난으로 인해 빚어진 두 사람의 비극적인 사랑에 오열하는 조한나가 그의 무덤을 찾으며 끝을 맺는다.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환희의 송가'는 아버지로 부터 받은 학대와 평생을 '불멸의 연인'을 가슴에 품은 채 그 어디서도 안식을 찾을 수 없었던 그의 고통과 절망이 '불멸의 음악'으로 승화되어 여전히 인류 가운데 별과같이 빛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 후기 *
오래전에 이 영화를 보고 한번 블로그로 꾸며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서야 실천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블로그의 제약상 음원을 올리는 것부터 해서 베토벤의 음악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참고해야 했기 때문이다. 클래식 전공자가 아닌 사람으로 주옥같은 그의 음악에 대한 이해는 단지 듣는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OST에 수록된 13곡 외에 주요 장면에서 쓰인 연주곡 들의 작품명을 알기위해 수십차례 영화의 주요 장면들 뿐 아니라 가지고 있는 음원들을 들으며 찾아야 했으며 쓰인 곡과 영화와의 연계성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들의 글을 읽어야 했다. 여전히 '불멸의 연인"이 누구인지, '엘리제"가 누구인지에 대한 미스테리는 풀리지 않고 있다. 여기 쓰인 베토벤의 작품에 대한 이해는 철저하게 감독 '버나드 로즈(Bernard Rose)'의 입장에서 영화의 내용에 맞게 서술하려고 노력했음을 밝힌다. / hanihani101